
처음, 그리고 앞으로
By. 세온
에이스가 바다로 나오고 나서 할로윈 데이를 알게 됐지만 그렇다고 믿지는 않았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진작에 사보나 엄마를 만났을 텐데, 코르보 산에 있을 때도 바다로 나오고 나서도 한 번도 만나지 못했으니, 그건 그저 미신이라고 생각했다. 사보만 만나지 못했다면 사보는 살아 있나 보다 라고 생각하며 안심 했을 테지만, 엄마도 한 번도 본적 없으니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구나, 얼마나 보고 싶은지 잘 알지. 라는 생각만 했을 뿐. 할로윈이라고 그리운 사람을 만날 거라곤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다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신났어? 평소랑 분위기가 다른 것 같은데”
“아, 에이스는 처음이겠구나! 오늘은 할로윈데이잖아, 그래서 먼저 떠났던 선원들 기다려”
“할로윈? 그거 그냥 미신이잖아. 아, 우리도 축제 하는거야?!”
“뭐, 어찌보면 축제기는 하지, 우리도 연회를 하기는 하니까. 하지만 그게 미신이라서 그런건 아니야, 다른 곳에선 그저 미신이겠지만, 여기는 실제로 나타나거든. 그래서 할로윈데이땐 이쪽으로 와”
평소에도 시끌벅적하고 신난 분위기였지만, 유독 들뜬 것 같은 분위기를 느꼈을 때도, 선원의 설명을 들었을 때도 에이스는 완전히 믿지 않았다. 선원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그저 자신을 놀린 거라 생각 했을 뿐이었다. 자신이 할로윈데이를 제대로 즐기는 건 처음이란 걸 알아서 장난치고 싶었나보다 생각했지.
물론 안 그럴 것 같은 선원까지 들뜬 모습을 보이니까 내심, 신세계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잠시 하기는 했으나, 그것도 금세 지웠다. 기대한 만큼 실망도 커질까 봐 차라리 장난이라고 믿고 싶었다. 믿었다가 장난이라면 아주 조금, 선원을 미워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다 한들 금방 풀리겠지만, 잠시라도 미워하고 싶지 않은 게 에이스의 마음이었다.
“오! 알고는 있었지만, 그동안 새로운 형제가 늘었네, 이젠 기억도 못 하겠다.”
“원래 다 기억 못했으면서 생색은.”
“뭐? 오랜만에 만났는데, 해보자는 거지?”
“아버지,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죠?”
하지만. 선원이 에이스에게 했던 말은 장난이 아니라 진심이었다는 걸, 에이스는 곧 알게 되었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어느 순간부터 에이스가 처음 보는, 개중에는 수배서로 본 적 있으나 사망 했다고 알려진 선원들이 갑자기 나타났는데도 선원들과 흰수염은 놀라지 않았고 놀란 건 오직 에이스를 비롯한 스페이드 해적단 출신 선원들뿐이었기 떄문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에이스는 장난이 아니라는 걸 믿으면서 한편으로는 혹시나 사보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다. 그마저도 완전히 적응하지 못해서 그런 기대를 했다는 자각조차 없을 정도로 어리둥절 했지만.
“에이스.”
처음 겪는 현상에, 에이스도 스페이드 해적단에 함께 있던 선원들도 어리둥절할 때, 처음 듣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에이스와 스페이드 해적단이었던 선원들을 비롯해 반가워하던 선원들도 한순간 조용해지고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시선이 갔다. 선원들의 가족도 올 때가 있기는 했었지만, 대부분 먼저 떠났던 선원들이 오는 경우가 많았기에 여성의 목소리는 흔하지 않아서 다들 시선이 갔는데, 처음 보는 사람임에도 다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봤다.
“누, 누구야! 누군데 날 아는 거야!”
“…아주 작은 아기였는데, 많이 자랐구나. 우리 아들”
“…!”
에이스는 모르는 것 같았지만, 그 여성은 에이스를 많이 닮아서 한눈에 에이스의 어머니라는 걸 알 수가 있었다. 그래서 다들 멍하니 보고만 있을 때, 에이스는 처음 보는 사람이 자신을 다정히 불렀을 때 설마 했지만, 여성, 포트거스 D 루즈에게서 아들이라는 말이 나오고 나서야 눈앞에 있는 사람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자신을 낳자마자 돌아가셨다는 엄마라는 걸 알 수가 있었다.
“정…말, 아니, 당신이…우리 엄마라고?”
“응, 그이를 많이 닮은 것 같지만…주근깨는 나를 닮았는걸”
“…나한테 아버지는 한 명뿐이야”
“그래? 하지만 엄마는 나뿐이겠지?”
에이스가 누구의 아들인지 알고 있는 흰수염은 에이스가 엄마를 본 적이 없겠구나 라는 걸 눈치챘고, 다른 선원들은 그저 어릴 때 돌아가셨나 보다 추측할 뿐이었다. 고아인 선원들도 많았고, 그만큼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많다 보니,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를 원망하지 않아? 나 때문에 죽었다고 들었는데”
“아니, 너를 낳아서 나는 기뻤어. 나와 그이의 아들인데 어떻게 미워하겠어. 내가 각오한 일인데”
“그라라라! 에이스, 어머니를 만나서 반갑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을 텐데 둘이서 시간을 보내고
오거라, 자정이 되면 다시 헤어져야 할텐데, 계속 이곳에 있기엔 아깝지 않느냐“
“감사합니다. 흰수염씨”
만약, 흰수염이 에이스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면 에이스는 계속 그 자리에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믿기지 않은 동시에, 너무 그리워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는데, 다행히 흰수염의 배려로 에이스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와 단둘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저기, 그러니까…”
하지만, 막상 엄마와 단둘이 있으려니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해서 그런지 엄마라는 말도 쉽게 나오지 않았고 만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전혀 안 하고 있어서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몇 번이나 말을 하다가 말았지만 루즈는 재촉하지 않았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하루뿐이란 걸 잘 알고 있어도, 그런 모습마저도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며 기다려줄 뿐이었다.
“어, 엄마!”
“응, 에이스. 모두 들어줄 테니 천천히 말해도 돼”
“정말, 어, 엄마는 날 원망 안 한다는거 진짜야?”
“물론이지. 내가 선택한 일인걸, 후회하는 건 없지만, 너를 혼자 남기게 해서 미안할 뿐이야.”
그저 기다리기만 했을 뿐이지만, 에이스는 용기가 생겼는지 말을 걸었지만 여전히, 엄마라는 말은 어색해서 버벅거리며 말을 했는데도 루즈는 그저 다정히 웃으며 에이스의 말에 대답해주었는데 겉으로는 다정하고 따뜻하게 에이스를 향해 웃어줬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선택이 결국 에이스를 힘들게 했다는 사실에, 에이스가 그렇게 생각했듯이 루즈도 에이스가 자신을 원망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에이스에겐 웃는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어서 애써 그런 마음은 숨기고 다정히 웃어주며 말했다.
“원망하지 않아! 나는 그 사람을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지만, 할배한테 들었어, 나를 지키려고 그 긴 시간 버티다가 낳았다고…그래서 엄마에게는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 에이스가 그렇게 말해줘서 기뻐, 자 그럼 이제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해주지 않을래? 에이스에게 듣고 싶어, 어떻게 살았는지…”
분명 티를 안 낸다고 생각했는데, 무언가 느꼈는지 조심스럽던 조금 전과 달리, 에이스는 루즈에게 한 번도 원망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그 순간. 루즈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섞여 울컥했지만, 애써 참으며 말을 돌렸다. 사실은 이미 저승에서 에이스가 성장하는 모습과 흰수염 해적단에 들어오게 된 계기까지 지켜봐서 알고 있었지만, 그걸 그저 보기만 한 것과 겪어온 에이스에게 듣는 건 또 달라서 굳이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낳은 직후 딱 한 번만 안아봤던 에이스의 손을 잡아줄 뿐이었다.
“좋아! 내가 다 말해줄게! 아, 맞다! 나한테 우리 해적단 형제들 말고 의형제도 있어!”
에이스 역시 잠시 놀랬다가 피하지는 않았지만, 처음에는 어색해서 시선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리다가 자정이 되면 헤어지게 된다는 흰수염의 말을 떠올리고는 언제 그렇게 망설였느냐는 듯이 말하기 시작했는데, 엄마를 만난게 처음이라서 조금 어색했을 뿐이지,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니 어색함도 사라지고 즐거웠던 일들 위주로 말을 했다. 이미 저승에서 지켜봤다는 걸 모르다 보니, 걱정시키지 않게 좋았던 일 위주로 말하기는 했지만, 단 하나. 사보에 대해서는 숨길 수가 없었다. 아무리 안 좋은 일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도, 사보를 말하지 않는 건 사보를 모르는 척하는 것 같아서, 애써 지금은 괜찮아졌다는 듯이 과장되게 밝게 말했다.
“그렇구나, 좋은 형제가 생겨서 다행이네, 엄마도 형제들에게 고마워해야겠다”
“응…둘 다 좋은 녀석이야, 아! 물론 우리 해적단에 있는 선원들도 형제나 마찬가지고
다들 좋은 녀석들이야! 그만큼 강하고!”
에이스에게 있어, 친아버지인 로저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고 아버지라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을 만큼 자신을 힘들게 한 사람이지만, 그 외에는 소중한 사람들로 가득해서 루즈에게 알려주고 싶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보니, 어느새 이별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아, 아직 다 말하지 못했는데!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도, 하고 싶은 말도 가득한데!”
“에이스, 나는, 엄마는 또 에이스를 만나러 올 거야 그때 또 말해줄래?”
“다시 만나러 온다고? 정말?”
“응, 나도 에이스와 더 함께 있고 싶거든. 잔뜩 얘기하고 또 안아주고 싶어”
오지 않을 것 같던 이별의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루즈의 모습이 발부터 투명해지기 시작하자, 에이스는 붙잡고 싶었다. 만나지 않았다면 모를까 단 하루뿐이라도 엄마를 만났고 함께 있었는데, 더이상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마치, 사보처럼 영영 못 보게 될까 봐, 에이스는 그게 무섭고 싫었다.
“그럼 지금도 안아주면 되잖아!”
떼를 쓰는 건 루피나 하는 일이라고, 자신은 그런 거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에이스였지만, 오늘은 루피가 왜 그렇게 매달렸는지 알 것 같았다. 자신을 만나기 전까지 마을에서 지냈던 루피랑 달리, 자신은 줄곧 혼자였다가 사보와 루피를 만났고, 쭉 함께였다. 사보가 그렇게 떠났을 때도 루피를 달래야 했고, 그 순간에도 그전에도 들어 줄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달아서 어리광이란 걸 부린 적이 없었는데. 늘 생각만 하던 엄마를 막상 만나니,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고 싫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걸 알면서도 가지 말라고 매달리고 싶었고, 그 마음을 가득 담아 루즈에게 안겼다.
“많이 자랐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안아보니 알겠다, 잘 자라줬구나, 고마워 에이스”
“나야말로…낳아줘서 고마워”
작은 아기였던 에이스가 어느덧 루즈보다 더 커져서 안겼다기보단, 안아주는 모습에 가까웠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저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해서 한순간도 놓치고 싫었고 그 때문인지 사보가 떠났을 때 이후 한 번도 울지 않았던 에이스는 어느새 어린아이가 되어 울고 있었지만, 그 순간에도 자신을 낳고 돌아가신 엄마에게 걱정을 끼쳐드리고 싶지 않아서 가지 말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나한테 엄마도 아버지도 한 명이야. 그 인간은 아버지라고 인정 안할거야”
“응, 에이스는 굳이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지만 그동안 힘들었을 테니…미안함과 고마움의 대신으로는 조금 그렇지만,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한가지 알려줄게”
그러면서도 자신이 말하는 아버지는 앞으로도 로저가 아닌 흰수염이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로저를 원망했지만, 루즈는 굳이 로저도 아버지로 봐달라고 말하지 않았다. 자신은 선택해서 에이스를 지켰지만, 남겨진 에이스는 부모를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아쉬운 티를 내지 않고, 그 대신 이별하기 전 마지막 비밀을 알려주었다.
“뭐? 그게 정, 정말이야? 하지만…”
“궁금하면 너의 형제들이나 흰수염 씨에게 물어봐, 답해줄 거야”
“정, 아니, 어, 엄마!”
“에이스, 사랑해”
그 비밀을 들은 에이스는 너무 놀라 루즈에게 살짝 떨어져 되물으려고 헀으나, 어느새 희미해져 다시 안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그대로 통과되더니, 사랑한다는 루즈의 말에 대답할 틈도 없이 그렇게 자정으로 넘어가는 동시에 루즈는 사라져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에이스, 여기 있었어? 시간이 지나도 안 와서 다들 걱정하고 있…에이스?
“저기, 하루타? 혹시, 혁명군에…사보라고 있어? 금발 곱슬머리에, 나랑 비슷한 나이인데”
“어? 있긴 있지, 참모총장이잖아. 나이는 모르겠지만 아마 너랑 비슷할 거야.”
눈앞에서 엄마가 사라진 것에 대한 충격보다 루즈가 마지막에 알려준 비밀이 충격적이라 한동안 멍하니 있었는데, 자정이 지난지 오래됐는데도 오질 않자 걱정이 된 흰수염 해적단은 결국 막내를 찾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하루타가 대표로 에이스를 찾으러 왔던 것인데 에이스가 잘 우는 타입은 아니란 걸 알고는 있지만 처음 만난 엄마랑 있다가 처음으로 겪는 이별일 테니 울다가 쓰러진 거 아닐까 라는 걱정으로 달려왔지만, 에이스는 그저 혁명군에 사보가 있는지 물을 뿐이라 의아함이 들어도 아는 것을 대답해주었는데, 그다음 보인 반응에 하루타는 의아함에서 당황함으로 바뀌었다.
“살, 살아있었어…사보…사보…”
“에, 에이스?? 왜그래? 그 녀석이 괴롭혔어?!”
“나는 할로윈을 믿지도 않았는데, 엄마가 마지막까지 선물을 줬는데…! 나는 인사도 못 했어!”
멍하니 서 있던 에이스는 하루타의 말을 듣자마자 자리에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울다 지쳐서 쓰러진 거 아니냐고 걱정하기는 했으나, 사실 그건 반쯤 장난으로 생각했지. 실제로 울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에, 어떻게 달래줘야 할지 당황하다가 자신보다는 아버지 곁에 있는 게 더 낫겠지! 라는 생각에 혹시나 싶어서 들고 왔던 전보 벌레로 연락했다.
“에~~이~~스~~~!!”
“에이스, 무슨 일이냐”
“막내야!”
그리고, 하루타가 주저앉아 울고 있는 에이스 곁에서 우왕좌왕 하는 동안, 하루타의 연락을 받은 흰수염 해적단 대장, 선원들 그리고 흰수염까지 직접 찾아와 에이스의 곁으로 옹기종기 모였는데, 다들 처음 보는 에이스의 우는 모습에 당황해서 잠시 소란이 생기기는 했으나, 흰수염의 중재로 조용해지고 에이스가 말해주길 기다려줬다.
“…사실, 루피 말고 형제가 더 있었어, 나랑 루피랑 달리 귀족이었고 부모님도 계셔서 부모님 곁에 있는 게 사보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랬는데…바보같이 그걸 제대로 알아주지 못해서…영영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다들 걱정 해주고 있는게 느껴져서 에이스는 한 번도 말하지 않은, 또 다른 형제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고, 에이스의 말을 들어주던 흰수염과 대장, 일반 선원들까지 모두 에이스가 받은 상처가 얼마나 컸을지 생각했다. 고작 10살. 아직 약하고 어려서 보호받고 어리광부려야 할 나이에 에이스는 형제를 잃었지만, 남겨진 동생을 생각하며 제대로 슬퍼할 겨를도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밝게 자라줘서 고마울 정도로.
“그런데, 엄마가 마지막에 알려줬어, 사보가…사보가 살아 있다고, 단지 기억을 잃어서 그동안 연락도 못했던 거래…그리고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정작 나는 사보 얘기에 놀라서!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렇게 보내줬어! 정말 한심해…”
“에이스, 그런 생각 하지 말거라, 아마 네 어머니도 너의 마음을 잘 알았을 거다”
“정말, 그럴까?”
“그라라라! 당연하지. 나를 믿고 그만 마음 놓거라, 내년에 만나면 그때 확실히 말하면 될 테니까”
“응! 아버지!”
하지만, 다들 그걸 굳이 티를 내진 않았다. 에이스보다 기본 10년 이상 오래 살았던 선원들이라서 이럴 때 티를 내면 오히려 더 안 좋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흰수염이 다정히 달래주고 나서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막내가 이렇게 울음이 많을 줄 몰랐다며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 말투는 비록 장난식이었지만 속내는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에이스도 알고 있어서, 늘 그럤듯이 같이 장단을 맞추며 아니라고 소리쳤지만, 그건 화났다기보단 창피한 것을 숨기려는 행동이란 걸 모두 알았으며 평소의 에이스로 돌아와서 안심하고 기뻤다.
“자! 아들들아, 모처럼 다 같이 내려왔으니, 이젠 우리만의 연회를 시작하자구나!”
“네! 아버지!”
그리고, 그 뒤는 에이스가 어머니와 재회한 것과 죽은 줄 알았던 형제에 대해 알게 된 것을 기념할 겸, 연회가 시작되었다. 4번대는 갑자기 일이 늘어났기는 했지만, 예상했던 일이라서 당황하지 않고 자신들의 자리에서 멋진 요리들을 만들어 내면서, 죽은 자들과 함께 하는 축제는 끝났어도 본격적인 축제는 지금부터였다.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 연회를 보내는 것.
그것이 흰수염 해적단의 축제나 다름없으니까. 그렇게 한동안 연회가 계속 되었고, 에이스는 다시 한번 더 이 해적단에 들어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형제들과 함께 연회를 즐겼다.